학습된 무력감 (Learned helplessness)



주말에 집근처에서 선배를 만나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하다 "학습된 무력감"에 대해 들었습니다.
전에 어디선가 들어보았는데.. 하는 생각에 집에 와서 이것저것 찾아보았죠.
오늘은 이 "학습된 무력감 (Learned helplessness)"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학습된 무력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Learned helplessness is a psychological condition in which a human being or an animal has learned to act or behave helpless in a particular situation, even when it has the power to change its unpleasant or even harmful circumstance. Learned helplessness theory is the view that clinical depressionand related mental illnessesresult from a perceived absence of control over the outcome of a situation (Seligman, 1975).

    
즉, 매일 반복되는 스트레스에 의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어쩔 수 없구나'라는 식으로 기운이 다 소진된 상태, 이렇게 배워서 된 무력감을 '학습된 무력감'이라고 하죠.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 보도록 하죠.

* 날지 못하는 매
 매 한마리가 사냥꾼에게 잡혔습니다. 사냥꾼은 마당 한가운데 말뚝을 박아 매가 도마가지 못하도록 매어두었습니다.
매는 하늘로 날아가기 위해 수천, 수만 번의 시도를 했지만 밧줄 길이 이상으로 날아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땅으로 곤두박질치곤 했고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어느날 말뚝에 이어져있던 밧줄은 풍상에 시달려 저절로 끊어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매는 날아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날아봐야 또 떨어질텐데..."

 

* 수영하는 쥐
 쥐는 천성적으로 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쥐를 물통에 빠뜨리면 살기 위해 버둥거리며 온갖 노력을 다합니다.
하지만 몇 분 후에는 아무리 버둥거려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깨우치고는 그저 물 위에 둥둥 떠있게 됩니다.

다음날 이 쥐를 다시 물통에 빠뜨리면 어떻게 될까요? 이 쥐가 첫날 10분 동안은 버둥거렸다면 오늘은 8분 만에 포기하고 말 것입니다. 다음날은? 6분만 버둥거립니다. 이렇게 일주일을 계속해사 반복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쥐는 물에만 빠뜨리면 아예 버둥거리는 것을 포기하고 물에 들어가자마자 축 늘어져서 둥둥 떠있게 됩니다.


굳이 이같은 동물 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 주위에서는 "학습된 무력감"에 대한 많은 예를 접할 수 있습니다.
직장내에서 상사가 부하 직원들의 아이디어나 의견을 번번히 거절하거나 핀잔을 주었을 때, 직워들은 그 후에 아예 말을 하지 않거나 눈치를 보게 되는 예는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2006년 초의 다이어리를 꺼내 보니, 스스로도 이 "학습된 무력감"에 대해 인지를 하기 시작했던 거 같습니다.
그 당시 내 주위의 상황과 스스로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한 흔적들이 많네요.
이 "학습된 무력감"에 길들여지게 되면 그 후유증은 상당합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사람도 기껏해야 우물위의 하늘만 바라보며 흐뭇해져버릴 수가 있겠죠.

개인적으로 이러한 "학습된 무력감"에 길들여져 있는 모습을 가장 보기 싫어합니다.
사람이 늘상 발전만 하며 살기야 힘들겠지만, 적어도 어제보다 나은 오늘 - 그것이 지식/재산/건강/사람 그 무엇이 되었든 - 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리에 정체되어 발목부터 "학습된 무력감"이라는 늪이 차오르고 있음을 알면서도 발버둥칠 생각없이 사는 건 죄악이라고까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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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세계적인 불황이 반도체 시장 전반에도 확산되면서 그 섬뜩함이 피부까지 와닿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루하루 들리는 소식들이 우울함을 넘어서 참담한 이야기들까지 들리고 있습니다.
소문은 소문을 부르고, 어느 것이 진실이고 소문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가 되고, 가벼운 농담에도 쉽게 상처를 주거나 받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제까지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자의가 아닌 타의로 회사를 떠나고, 옛동료들이 힘들어하는 모습들이 더이상 영화나 드라마속의 이야기가 아닌 시절이 되어버렸지요.

이런 상황에서 젖은 낙엽마냥 바짝 엎드려 찬바람이 지나가길 바라는 것만이 정답일까요?
이런저런 고민으로 잠시나마 "학습된 무력감"에 포로가 되어 발목을 잡힐 뻔 했습니다.
다시 한번 정신차려야죠. 얍!

마지막으로 2006년 한참 고뇌하던 시절 메모해두었던 책의 한귀절을 인용하며 마무리짓습니다.

자신이 태양이 되라!
요는 자신이 강해지는 것이다!

구름이 끼어도 태양은 태양이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괴로울지라도 마음의 빛을 잃으면 안된다.

                                        - 이케다 다이시쿠作 청춘대화 中 -


@. 친히 먼길 방문해주셔서 좋은 영감을 전해주신 선배님께 감사를. :-)

by sooy | 2008/12/09 13:53 | Aphorism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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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onny at 2008/12/09 17:28
오오~ 이거 멋진 case study이군요. yangk가 꼭 봐야할텐데 ^^;

저항하려해도 자꾸 반복되는 현실에 학습되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진정 굳은 심지가 필요한 때입니다. 화이링!!
Commented by yangk at 2008/12/09 17:45
to Donny님 : 방금 다녀가셨네요.. 잘 봤습니다.. 왠지모를 섬뜩함 ㄷㄷㄷ

처음 입사했을때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는데 어느덧 그게 제 몸에 점점 맞아 가는듯..
이제는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간...
Commented by warmachine at 2008/12/23 16:36
멋진 말이네요. 구름이 끼어도 태양은 태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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